돈보바다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문재인의 절망적인 경제 인식)

정치 탐구

 

우리나라 경제가 크게 보면 성공으로 가고 있답니다. 나는 이 발언을 듣고, 이 자가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상황 판단 능력을 상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주변 측근 참모들이 이상한 보고만 올리는 건지, 아니면 밑에서 제대로 된 보고가 올라와도 대통령 본인이 받아들이지 않고 현실도피성 자폐증세를 보이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든 간에 문재인은 이 엄중한 시기에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만한 지도자의 자질이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이 좋다고 말한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정리해볼까요. 

 

OECD 경기선행지수입니다. 경기선행지수는 6개월 후의 경제 상황을 미리 예측하는 지표입니다. 보시다시피 우리나라 경제는 2016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선행지수가 서서히 상승하고 있었습니다. 세계 경기가 2016년 4월에 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도 그 사이클을 잘 올라타면 되는 시점이었어요. 그러나 저 시기에 우리나라는 큰 정치적 혼란을 겪었고, 다들 아시다시피 정권이 무너져 버립니다. 그러고 나서 2017년 4월경, 좌파 사회주의자 문재인 일당의 집권이 가시화되었는데, 흥미롭게도 정확히 그 시점부터 선행지수의 상승 추세가 하락으로 반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미 시장은 문재인의 비합리성과 위험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던 겁니다. 결국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기선행지수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게 됩니다. 

 


물론 경기선행지수가 좋지 않더라도 현재의 경제 상황은 좋을 수 있습니다. 경기선행지수는 미래를 예측하는 지표니까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문재인 정부 집권 1년차였던 2017년은 분위기가 꽤 좋았습니다. 2017년 11월에 코스피는 2500 최고치를 경신했고, 그 해 고용 지표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었으며, 성장률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성과들은 결코 문재인이 잘해서 나온게 아니었습니다. 전 정권이 무난하게 해놓은거 + 황교안 권한대행이 무난하게 관리해 놓은 거 + 반도체 호황 + 세계경기 상승 사이클을 잠시 잘 탔던 것일 뿐이지요. 문재인 지지자들은 정권이 바뀌자마자 경제가 좋아졌다며 "이게 다 문재인 덕이다"며 여기저기 양념을 치고 다녔지만, 정권의 진짜 실력은 집권하고 최소 6개월 ~ 1년은 지켜봐야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이때부터 경기선행지수는 앞으로 다가올 대재앙을 강력하게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나쁜 이유는 경제 위기를 스스로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외부 경제위기나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그걸 제대로 수습하지 못해서 욕먹는 거라면 어느 정도 참작을 해주겠지만, 지금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보다 세계 경기 상황이 더 좋은 상황인데도 더 나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으니까 문제인 것입니다. 이 정부는 시장에 큰 충격을 주는 정책들만 골라서 실행에 옮기고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 탈원전, 소득주도성장, 부동산정책, 증세, 주 52시간 규제, 일자리 정책, 재정 정책, 어느 하나 나쁘지 않은게 없습니다. 

 

가장 먼저 최저임금 인상. 참여정부가 후대의 평가자들에 의해 부동산정책을 거하게 말아 먹은 정부로 규정되고 있듯이,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정책 실패로 경제를 망치고 민심 이탈을 초래한 정부로 역사에 기록될 가능성이 큽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고용을 줄인다는 건 대학교 1학년 때 배우는 경제학 원론만 수강해도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대부분의 경제학 교수들은 수업 시간에 정말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으면 무작정 최저임금 올릴 생각 말고 차라리 근로장려세제 (EITC) 혜택을 확대하라고 가르칩니다. 최저임금 올리면 비숙련 노동자들, 취약계층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고요. 그러나 사람보다는 이념이, 상식보다는 망상이 먼저인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을 전년대비 16.4%나 올리며 우리나라 경제를 자기들의 사이비 경제학 실험장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물론 첫 최저임금 인상 발표가 나왔을 당시에는 대중들의 반응이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시기와 속도만 다를 뿐 모든 대선후보들의 공약 사항이기도 했구요. 이 정도로 빠른 최저임금 속도를 한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기에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게 얼마나 큰 파장을 가져올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2018년 1월 1일이 되고, 막상 최저임금이 오르자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합니다. 갑작스런 인건비 상승에 부담을 느낀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들은 일제히 고용을 줄이거나 폐업을 선택하기 시작했고, 가장 취약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저숙련 노동자들부터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패스트푸드점 알바들은 무인기계로 대체되었고, 식당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가격을 올렸으며, 편의점주들은 인건비 아끼려고 하루에 16시간씩 일하는데도 전년도보다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 몰렸습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은 도미노처럼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을 동반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일반 국민들 역시 생활 물가 상승의 부작용을 다같이 경험하게 됩니다. 

 

위의 그래프는 2018년 상반기 고용 지표입니다. 최저임금이 인상된지 불과 한달만에 월별 신규 취업자 숫자가 30만명대에서 10만명대로 폭락합니다. 5월은 신규 취업자 숫자가 10만명 이하로 떨어지면서 김동연 부총리가 직접 나서서 매우 충격적인 수치라고 언급했던 시점이었고, 7월과 8월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만명 선이 깨지면서 고용 쇼크라는 말이 유행하고 본격적으로 소득주도성장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시작되었던 시점입니다. 통계청의 지난 한 해 지표를 살펴보면, 가장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 분야는 제조업이고, 그 다음이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도, 소매업입니다. 물론 이때까지도 문재인은 현실 파악 못하고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면서 눈과 귀를 닫았고, 2019년 최저임금을 또 10%나 인상하는 최악의 무리수를 두게 됩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우리나라의 최저시급은 불과 2년만에 30%에 가까운 상승폭을 보였는데 이는 선진국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인상폭입니다. 주휴수당을 포함하지 않은게 이 정도인데,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는 이미 미국, 일본을 뛰어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최저임금 국가가 된지 오래입니다.

 

참고로 위의 그래프는 근로자 임금 중앙값 대비 최저임금 비율입니다. 중간에 유난히 눈에 띄는 크고 아름다운 그래프가 하나 보이시나요. 네, 맞습니다. 대한민국의 최저임금 상승 곡선입니다. 

 

최저임금 인상 위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우리 문재인 정부는 주 52시간 근로 규제까지 끼얹어 버렸습니다. 물론 나는 우리나라의 평균 근로 시간이 너무 길다고 생각하고, 점차 평균 노동 시간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일률적으로 법을 강제하고, 규정을 어기는 사용자를 처벌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밀어붙이면 당연히 부작용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이, 가장 어려운 사람들부터 먼저 죽어 나가게 됩니다. 대기업 근로자, 공공기관 근로자, 공무원들은 상대적으로 괜찮습니다. 대기업과 공기업, 정부는 그럴 여력이 되니까요. 대신 그만큼의 피해를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주 52시간 시작하면서 문 닫아버린 공장들, 도저히 단가 맞출 수 없어서 문닫은 중소기업들, 그 여파로 실직한 가장들, 회사 주변 저녁 상권이 쫄딱 망해 버려서 가게 문 닫고 거리에 나앉은 식당 주인들. 문재인 정부는 이런 한계 상황에 몰린 사람들을 케어할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습니다. 

 

제조업 부진이 장기화되고,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효과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이 몰락의 길을 걸으면서 내수 경기가 위축되고, 일자리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데, 여기에 한은발 하방 압력이 경제에 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한국은행은 두 차례 금리를 올렸는데, 이 중 2017년 11월의 첫번째 금리인상은 한은의 명백한 오판이었다고 생각되며, 두 번째 2018년 11월 금리인상은 그 시점의 불안정한 금융 상황을 고려할 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경기 침체가 가시화된 시점에서 금리를 내리지는 못할 망정 금리가 인상되고 있으면, 정부는 다른 방면으로는 최대한 완화적인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해야 합니다. 즉, 세금을 낮춰주고 규제를 풀고 재정을 투입해서 각 경제 주체들이 숨을 쉴 수 있는 틈을 열어줘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정권은 세금을 무지막지하게 걷은 다음, 매년 수백조원의 나랏돈을 원없이 펑펑 쓰는 거 빼곤 할 줄 아는게 없습니다. 경제가 어려울 때 재정을 투입하는 건 맞는 방향이긴 한데, 동시에 가렴주구식으로 여기저기서 세금 삥뜯고 다니면 그게 다 무슨 소용입니까. 고소득자 증세, 부동산 증세, 공시지가 인상, 건보료 인상 등 온 나라의 구석구석을 다 뒤져가며 뜯어낼 수 있는 세금이란 세금은 다 뜯어내고 있는데, 이렇게 악랄하고 집요하게 세금을 잘 걷는 정권은 태어나서 처음 봅니다. 

 

한편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더 강하게 조여 오면서 서민들의 대출 경로까지 전부 틀어막아 버렸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는 서민들은 이제 풍선효과로 신용대출, 그것도 안되면 악성 사채에 손을 대기도 합니다. 

 

기업 상황은 어떨까요.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려면 기업들이 마음껏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기업인들은 투자해서 이익이 날 거 같지 않으면, 절대로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투자를 해서 조금이라도 이익을 볼 수 있을 거 같으면, 뜯어 말려도 기어코 투자하는게 기업인들입니다. 지금처럼 설비투자가 역대 최대폭으로 줄어들고, 기업들이 신규 고용을 줄이고 있다는 건, 기업인들이 보는 앞으로의 경기 전망이 매우 어둡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문재인은 립서비스는 잘 합니다. 이재용, 최태원 등 재벌 총수들 만나서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입도 잘 털고 다니고, 혁신성장 해야한다면서 벤처 창업도 지원하겠다고 언급은 했어요. 그러나 정부는 말이 아니라 실제 행동과 정책으로 결과물을 보여줘야 합니다. 실제 이 정부의 모든 정책과 행보는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고용을 줄일 수 밖에 없는 방향으로 지속되고 있습니다.

 

2017년 연말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렸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법인세를 인하하고 자국에 어떻게든 기업을 하나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와중에, 우리 정부는 대기업들 보고 다른 나라로 꺼지라는 신호를 보낸 겁니다. 내가 기업인이라도 한국에 투자 안 할 거 같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법인세도 오르고, 실효세율도 오르고, 정부 정책 잘못으로 비용 부담도 증가하고 있고, 상속세율은 여전히 OECD 최고 수준이고, 기업 규제는 하나도 안 풀리는데, 검찰은 툭하면 압수수색 쳐들어오고 총수들은 허구한 날 검찰에 불려가기 바쁩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연금 사회주의 본색을 드러내며 기업들을 하나둘씩 장악하려 하고, 김상조와 공정위는 기업 지배구조가 잘못됐다면서 감 내놔라 대추 내놔라, 순환출자 구조 해소해라, 일감 분산해라, 우리 말 안 들으면 그룹 해체시켜 버리겠다 협박을 하는데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뭘 보고 국내에 투자를 할까요? 그 와중에 정부는 대놓고 노조 편만 드는 수준을 넘어서 사실상 노조에 끌려다니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다들 현대차가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지 똑똑히 지켜보고 있는데, 기업인들이 뭐가 예뻐서 한국에 공장을 짓고 신규 근로자를 채용하겠습니까?

 

심지어 저번엔 여당 내부에서 대기업 초과이익 공유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소득주도성장 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사람은 대기업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임금을 줄여야 한다는 개소리를 진지하게 늘어놓기도 했구요. 망상에 빠진 정신병자들이 참혹한 현실을 인정하지 못할 때 종종 개소리를 하기도 합니다만, 그런 자들이 정치 권력을 잡고 진지하게 경제 정책을 펴고 있다는게 이 나라의 비극입니다. 

 

이게 우리나라 경제가 처한 현실입니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저소득층/취약계층 노동자들은 그들대로 각자 너무 나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정부가 거의 모든 방면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최악의 정책들만 선별해서 추진하고 있는데 별 수 있겠습니까. 이 와중에 문재인 청와대는 입맛에 맞는 통계만 취사선택해서 홍보전에 나서고 있습니다만, 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입니다. 지금 이 정부가 해야할건 홍보가 아니라 정책 방향을 수정하는 건데, 아무리 봐도 이 사람들은 역대급 고집불통에 구제불능 집단이라 전혀 생각을 바꿀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매우 높은 확률로 경제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고, 결국 우리는 그 시나리오에 맞춰 각자 알아서 이 험난한 시기를 잘 헤쳐나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